[영화] Don't look down (2)
- 난 떠나지 않는 거야. 그리고 넌 머무르지 않는 거고.
우리에게 주어진 예정된 시간이 끝났다. 엘비라의 휴가가 끝나고 바르셀로나로 돌아가야 한다.
‘우린 어떻게 되는데...’
‘난 지금 도박을 하는 거야. 그리고 조금 물러나 있는 거지.’
‘가지마.’
‘참 위험한 말이야.’
‘너와 함께 있을 거야.’
‘그거면 되... 난 떠나지 않는 거야. 그리고 넌 머무르지 않는 거고... 우리의 사랑은 이별은 없어. 하지만, 넌 다른 여자들과도 계속 더 연습을 해야 돼.’
이별은 없다. 엘비라의 사랑을 통해 내가 느꼈던 신을 통한 만남과 구원에는 이별이 없다. 그리고 없어야 맞다.
‘늦은 봄의 백조 체위’로 엘비라와 이별을 했다. 엘비라가 떠나자 허전함은 절망감으로 이내 금방 지루해지고 건조해졌다. 그때 아버지가 나타나 커피 한잔을 하자고 했다. 아버지는 내가 생각하고 싶었던 이야기를 해주셨다.
‘너의 인생은 언젠가 반드시 작별할 때가 있다. 그 전에 마음껏 사랑을 해라.’
- 가까운 곳에 바다가 있다.
가까운 곳에 바다가 있다.
보이진 않지만 그렇다고 숨겨 있지도 않다.
그것을 말하지 않는 것은 죄악이며 은혜를 모르는 것이다.
아들과 딸에게
- Rumi -
Don't look down의 엔딩은 이란의 신비주의 시인 루미의 시로 끝이 난다. 루미의 시를 인용한 것은 성에 대한 편견을 갖는 사람들에게 일침처럼 느껴진다.
아직도 많은 사람들이 성에 대해 두려움, 불결하다는 생각, 수치심, 혹은 죄의식이 자리 잡고 있기 때문이다.
Don't look down에서 성에 대한 묘사는 기존의 영화들과 분명한 선을 긋고 있다.
사랑과 성에 대한 묘사와 디테일들이 욕망이나 감정을 분출하기 위해서 자극적이거나 폭발적인 장면들로 그려지지 않았다.
영화를 보는 사람들로 하여금 성을 통해 슬로우(Slow)를 통한 평온함을 느끼게 하고 나아가 기쁨과 환희의 감정까지 인도한다.
엘로이와 엘비라의 사랑은 조루방지를 위한 여교사의 교육에 그칠 법도 했지만,
엘로이와 엘비라의 사랑은 탄트라와 타오러브를 바탕으로 성의 기술적인 방법과 오르가즘을 통한 신(神)을 향한 길을 제시하기도 했다.
엘로이는 엘비라와의 절정을 통해 세계의 여러 도시를 여행했던 경험은 이렇게 설명될 수 있을 것이다.
성을 통해 깊은 절정에 도달할 때 항상 외부의 세계와 자신을 구분하는 에고 의식에서 벗어나서 자신과 파트너,
나아가 우주와의 구분이 없어지고 하나가 되는 의식 상태를 경험할 수 있다. 좀 더 나아가 신적 존재 혹은 궁극적 실체에 대해 직접적으로 체험할 수도 있을 것이다.
- Don't look down
영화를 보고 나서 든 생각은 Don't look down의 대상은 무엇일까?
바로 性이다. 스피드를 향한 21세기의 성은 대상에 대한 스킵과 일회용 피임기구처럼 소모되고 버려지고 있다.
단순히 욕구충족으로 터트리고 허무하게 사라져 버린다.
이런 메시지는 오프닝에서 나왔던 앙드레 브르통의 이야기에서도 볼 수 있다.
삶이 가치가 없다고 생각하는 곳에서
성적인 면을 살펴보아야 한다.
때가 되면 성적인 부분이
삶과 죽음의 균형을 회복하게 되고
죽음으로 향한 발걸음을 되돌리게 한다.
- 앙드레 브르통 -
인간의 삶에서 성(性)은 통한 본격적인 행복과 구원의 학습이다.
- 사랑이란?
엘비라가 엘로이와 헤어질 때 이런 얘기를 한다.
이 이야기는 두 사람만의 이야기지만 궁극적인 사랑에 대한 답이다.
‘난 나 자신을 죽이고... 너를 위해 살아왔어.
내가 나를 사랑하는 건 너를 사랑하는 거야.
내가 너를 사랑하는 건 역시 나를 사랑하는 거야.’
by rainy-need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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