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읽어보았습니다. 정말 많은 사람들이 문제나 이슈의 표면적인 해석에 그칠게 아니라 그것의 본질과 핵심을 꿰뚫어보는 통찰력을 키워야 하겠습니다.
미국에서 시작된 미투 운동이 최근 대한민국을 들썩이고 있다. 서지현 검사의 폭로로 시작된 한국의 '미투(#Me too)' 운동이 문화·예술·학계 등 사회 전방위로 걷잡을 수 없이 확산하고 있다. 미투 운동은 힘없는 약자가 기득권자들에게 던지는 일침이자 용기있는 외침인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성추행과 성폭력이 일어나는 근본적인 원인, 즉 인간의 성의식과 성에 대한 사회 구조적 문제를 간과하면 me too 운동으로 더 성숙하고 행복한 인간과 사회를 만들 수는 없다. 우리의 성의식에 대한 근본적 고찰이 없으면 me too 운동은 하나의 이벤트로 끝나거나 가해자와 피해자를 끊임없이 겉으로 드러내는 차원에만 그치고 말 것이다.
먼저 성추행과 성폭력이 일어나는 근본 원인은 무엇인가?
첫째, 성욕을 건강하게 충족시킬 수 있는 개개인의 소양 부족 때문이다. 다시 말하면 가해자의 성의식이 뒤틀려 있고 성기능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으며 성공부가 부족하여 성지식이 부족한 탓이다.
한마디로 성욕의 본질은 남녀의 깊은 교류를 통해 성에너지를 충족시키고 교감과 합일감을 체험하고자 하는 욕구이다. 그러므로 남녀가 자발적 합의를 통해 깊은 교감이 이뤄지지 않으면 성욕이 근본적으로 충족되지 않는다. 그런데 성을 단지 짧은 말초 쾌감을 자극하고 성에너지를 발산함으로써 욕구를 해소하는 행위로 인식한다면 충동적 성추행이나 성폭력을 자제하기 힘들 것이다.
또한 성을 깊이 충족시킬 수 있는 성기능이나 성능력이 부족하면 말초적 자극이나 대리만족, 도착적 성행위를 통해 성욕을 발산하려는 충동을 억제하지 못할 것이다.
둘째, 성을 금기시하고 부자연스럽게 대하는 사회 분위기와 사회 구조적 문제 때문이다. 사실 성에 대한 위선적 도덕과 엄숙주의는 개인의 뒤틀린 성의식과 성행동을 양산하는 데 크게 일조해왔다.
성욕은 식욕과 함께 아주 자연스럽고 근본적인 삶의 욕구이다. 그런데 성욕을 억압하고 천시하는 사회 구조는 개인의 자연스런 성욕을 충동적으로 뒤틀리게 발산하도록 부추겨왔다. 이제까지 국가와 종교는 성적 타락을 막는다는 구실 아래 성을 건강하게 충족시키는 논의와 정보마저 무차별적으로 차단하는 엄숙주의를 고수해왔다. 이런 척박한 환경에서 일반인들이 성욕을 건강하게 충족하고 해소하는 지혜를 발휘하기란 쉽지 않을 것이다. 위선적 도덕과 규범에 의해 억압된 성욕이 고요히 잠자고 있길 기대하는 건 얼마나 어리석고 표피적인 사고방식인가?
셋째, 개개인의 권력에 대한 의지와 추구가 문제를 만들어내고 있다. 재력, 지위, 명예, 힘과 폭력, 성, 아름다운 신체 등 그 모든 것이 권력이 될 수 있다.
성추행과 성폭력이 진짜 어쩔 수 없는 힘에 의해 저질러지는 경우가 많을 수 있다. 하지만 권력 투쟁은 남녀가 상호 만들어내는 경우가 많음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한마디로 남성의 재력 권력과 여성의 성 권력은 오랜 세월 동안 투쟁해왔다. 남성은 재력이나 우월적 지위를 이용하여 여성의 성을 착취하고, 반면 여성은 성을 이용하여 남성을 조정하고 필요한 것을 얻는 수단으로 활용해왔다.
남성의 재력 권력과 여성의 성 권력! 두 권력이 잘 합의되어 빅딜이 되는 경우도 많다. 하지만 합의되지 않거나 불공정한 상황에서 행해지면 폭력이 되고 착취가 된다.
여성이 성을 상품화하고 권력화하여 남성을 조정하고 이용하는 경우도 얼마나 많은가? 여성의 이런 성의식은 스스로 성폭력을 불러들이는 원인이 될 수 있음을 알아야 한다.
권력에 대한 의지와 선망은 스스로 폭력과 착취를 불러들인다. 그것이 당신을 살리는 것으로 생각하지만 그것으로 당신은 고통당하고 망할 수 있음을 명심해야 한다. 남자든 여자든 권력 의지와 권력 행사를 덧없는 것으로 포기해야 한다. 재력과 지위 권력을 앞세우는 자 그것으로 고통당하고, 성과 몸 권력으로 무기를 삼는 자 그것으로 고통당한다.
어디까지나 나의 자존감으로 스스로 서고 또 남을 존중하며 대해야 한다. 돈, 권력, 지위, 외양, 성은 나의 주인이 아니라 내가 부리는 노예일 뿐이다. 노예에 굴복하고는 나의 자유와 자존감을 지키고 누릴 수 있겠는가?
me too 운동이 하나의 폭로전으로 그쳐서는 안 된다. 우리 자신과 우리 사회가 숨기고 있는 근본적인 성문제를 자각하고 개선하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 그럴 때 우리와 우리 사회는 더욱 복되고 성숙해진다.
우리 국가와 사회가 건강하고 자연스럽게 즐기는 성에 대해 관대하고 많은 준비를 해왔다면, 성폭행자들을 그토록 많이 양산하지 않았을 것이다. 또한 개개인이 건강하게 충족하는 성공부를 열심히 했다면, 성욕을 그토록 뒤틀리게 발산하지는 않았을 것이다. 그리고 여성이 성을 권력화하거나 상품화하지 않고 스스로 성을 당당하게 즐기는 자세를 가져왔다면, 오히려 성폭력과 성착취를 그토록 심각하게 당해오지 않았을 것이다.
어떤 권력이든 투쟁을 일으킬 뿐이다. 거기에 평화와 행복은 없다. 스스로의 존재가 위대함을, 존재 자체가 가장 큰 권력임을 깨달아야 한다. 거기에 참다운 자유와 행복이 있다. 권력에 대한 예속이나 추종, 선망은 노예를 만들 뿐이다.
me too 운동은 확실히 용기있는 행동이다. 하지만 당한다고 생각되는 즉시 “아니야” 혹은 그것을 지혜롭게 피하는 행동은 더욱 용기있고 현명한 행위이다. 나는 불미스러운 일이 발생하지 않는 환경을 근본적으로 만들어야 하고, 그런 일이 발생할시 즉시 현명하게 대처할 수 있는 지혜로운 사람들이 많이 나타나길 바라는 마음에서 이 글을 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