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을 정말 잘쓰셨네요.
보통은 남자의 왜곡된 성의식만을 조명하기 마련인데, 닭이 먼저든 달걀이 먼저든 여성의 왜곡된 성의식 또한 함께 성불평등 의식에 일조를 하고 있네요. 탁월한 견해이십니다.
남녀 성평등의 지상선경 만들기
요즘 성폭력과 성매매가 성행하여 사회가 떠들썩하다. 성매매금지법, 성폭력 특별법 등 법제정과 미투 운동 등으로 사회적 성문제를 덜어보려 하지만 역부족인 것 같다. 남녀 성의식이 바뀌지 않는 한 근본적으로 성문제는 줄어들지 않을 것이다.
왜곡된 성의식은 무엇이고 어떻게 만들어지는가?
우선 남성은 여성을 소유와 정복의 대상으로 본다는 데 문제의 뿌리가 있다. 물론 성을 사거나 강제하는 데는 단순히 욕정의 발산 때문일 수 있다. 하지만 그 의식의 밑바닥에는 여성을 소유하고 정복하려는 욕망이 깃들어있다. 그토록 여성의 순결을 고집하는 것도 여성에 대한 소유와 정복 관념 때문이다.
사실 여성의 성의식은 많은 경우 남성에 의해 형성되었다고 할 수 있다. 어떤 여성인들 정복당하고 싶겠는가? 성에 대한 여성의 방어적이고 수동적 태도는 어릴 때부터 은연중에 길들여진다. 그리고 여성들은 남성이 요구하는 정숙한 여성상에 부합하도록 부단히 꾸미고 자신의 욕구를 억누른다.
물론 성에 대한 여성의 수동적 태도는 그 나름의 이점과 전략도 숨어있다. 성의 상품화와 권력화! 생산량을 줄이면 상품 가치가 높아지듯이 성욕구와 성적 표현을 줄임으로써 남성에 대한 여성의 가치를 높이려는 의도가 다분히 포함되어 있다. 물론 정적이고 수동적인 여성 자체의 속성에 의한 것일 수도 있다. 하지만 지금까지 남성의 힘과 재력 권력에 대항할 수 있는 것이 미와 성 권력 외에 손쉬운 수단이 있었을까?
남녀의 불평등, 특히 성의 불평등은 남녀의 합작품이었다. 겉보기엔 남성이 우위에서 휘두른 권력 같지만 여성의 치마폭에 무수한 남성들이 놀아난 역사를 보면 반드시 그런 것 같지는 않다. 오히려 숨겨진 사건의 이면에는 여성의 치마폭 권력이 은밀하게 작동하고 있는 경우도 적지 않아 보인다.
어쨌든 성의 불평등에 대한 남녀의 합작품은 남녀 모두에게 그리 성공적이지도 훌륭하지도 못했다. 끊임없는 성폭력과 결코 유쾌하지 못한 성매매 등과 같은 사회적인 성문제를 양산해왔고, 남녀 개인의 성생활은 부조화 내지는 말초적 소모 혹은 신경질적 성억압으로 성적 불만족과 좌절을 초래해왔다.
이제 남녀 모두 성의식이 변해야 한다. 성은 욕구의 배설, 혹은 소유나 정복의 수단이 아니다. 성은 상품이나 권력의 수단으로 그쳐서도 안 된다. 성은 남녀 교감과 합일을 이루는 성스러운 행위이다. 진짜 즐겁고 조화로운 성은 폭력과 착취가 아닌 상호 이해와 존중을 밑바탕으로 한다.
이런 맥락에서 성숙한 페미니즘은 여성도 성을 적극적으로 건강하게 즐길 수 있는 권리가 있음을 외치는 데부터 시작된다고 본다. 단지 성매매나 성폭력 반대, 혹은 단순한 폭로성의 미투 운동 등에만 그친다면 남녀가 스스로 만들어놓은 감옥 안에서 외치는 꼴이다. 물론 감옥 안에서 외치는 노력부터 시작해야 할 경우도 있겠지만.
여성들은 성욕구를 적극적으로 표현하고 즐길 권리를 되찾고, 남성은 여성의 욕구를 존중하고 소유와 정복의 대상이 아닌 교감과 사랑의 대상으로 섬기는 의식을 회복해야 한다.
이것이 앞으로 인류가 나아가야 할 올바른 남녀의 합작품이다. 이런 성에 대한 남녀의 합작품이 어떤 지구촌을 만들어낼지 상상해 보시라! 참으로 남녀가 서로 상생하는 평화롭고 행복한 지상선경이 아닌가?